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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를 넘어 지구 가열화(global boiling)가 진행 중인 현재, 세계 각국에서 각종 생활 및 산업 폐기물을 재활용하도록 장려해 환경보호에 힘쓰고 있다. 이에 따라 폐기물의 재활용을 넘어 더 가치 있는 제품을 만드는 업사이클링이 하나의 산업으로 발전했다.
업사이클링은 업그레이드(upgrade)와 리사이클링(recycling)의 합성어로, 일상생활 속 버려지는 폐현수막, 자투리 천, 폐목재 등에 디자인을 입혀 재탄생시키는 것을 말한다. 업사이클링은 자원을 재활용함으로써 기존의 소비 시장을 대신해 온실가스를 저감할 뿐 아니라 디자인과 가치를 더해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경제적 효과도 이끌어 낼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니울’은 재활용이 어려운 페트병의 병뚜껑을 디자인이 매력적인 키링과 스트랩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 스타트업이다. 제품이 출시되자마자 단 몇 분 만에 품절되고 5월 사업 시작 이후 700개의 제품을 판매하는 등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주인공인 '니울'의 황희선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Q. 니울 브랜드를 창업한 동기가 무엇인가?
A. 니울 브랜드를 창업하기 전 6개월 정도 여성 의류 브랜드를 운영했던 경험이 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발생한 엄청난 쓰레기양에 놀라 다음에는 쓰레기를 줄이고 자원을 활용하는 브랜드를 만들고자 했다. 반려견과 산책을 하던 도중 반려견이 쓰레기를 먹으려고 하는 모습을 보고, 이후 산책을 하며 플로깅을 하게 되었다. 주운 쓰레기 중에서도 알록달록하고 영롱한 병뚜껑이 눈에 띄어 활용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평소 의류 브랜드에 대한 관심으로 패션 잡화 분야에 병뚜껑을 이용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그 결과 병뚜껑을 이용해 키링과 그립톡을 제작하는 니울 브랜드가 탄생했다.
Q. 니울은 어떤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가?
A. 니울에서는 니울 키링(니울링)과 니울 그립톡(니울톡)을 판매하고 있는데, 5월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두 제품을 모두 포함하면 약 700개 정도 판매되었다. 니울링은 한 번 만들 때 병뚜껑이 3개, 니울톡은 병뚜껑이 4~5개 정도 사용되므로 총 3만 개 정도의 병뚜껑을 업사이클링했다고 볼 수 있다.
Q. 니울의 제품이 업사이클링 제품을 판매하는 다른 스토어와 비교하여 제품이 빠르게 매진되는 이유가 무엇인가?
A. 니울 제품이 빨리 매진되는 이유는 숏폼과 같은 SNS 콘텐츠 덕에 인기를 얻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알록달록한 병뚜껑을 보고 ‘이 색들을 이용하면 어떻게, 어떤 모양으로 나올까?’라는 궁금증으로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 같다.
병뚜껑을 녹여 만든 키링과 스크랩/사진 니울 SNS
Q. 키링을 제작할 때 여러 재질 중 HPDE 소재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HPDE 재질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나?
A. 우선 다양한 플라스틱 소재 중 HPDE, PP, LPDE가 상대적으로 환경호르몬이 적게 나와 둘 다 사용해도 무방하지만, PP보다 HPDE를 더 선호하는 이유는 강도 차이 때문이다. 니울링을 만드는 방식은 플라스틱에서 뽑아내는 것이 아닌 프레스기처럼 도장을 찍어내는 방식이다. 따라서 HPDE보다 강도가 높다는 점에서 덜 단단하여 만들기 쉽고, 끈적거리는 물질이 덜 나와 모양이 예쁜 HPDE를 더 선호한다.
소비자 입장에서 HPDE 재질을 확인할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 뚜껑 안에 02(2번), HPDE라고 기재되어 있는지 살펴본다. 만약 병뚜껑 안쪽에 적혀 있지 않다면, 페트병 라벨지에서 분리수거 표시를 확인하면 된다. 두 번째, 식약처나 식품안전나라에 브랜드 이름을 검색하면 재질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탄산음료나 맥주병은 탄산이 새어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주로 PP를 사용하고, 나머지 음료는 주로 HPDE를 사용한다는 점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Q. 작년 서울환경연합 활동가들이 이중 병뚜껑의 사용을 규제할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을 만큼 이중 병뚜껑에 많은 문제점이 있다. 이중 병뚜껑도 업사이클링해서 제품을 만들고 있는가?
A. 이중 병뚜껑은 플라스틱 재질로만 된 병뚜껑과 달리, 뚜껑 내부에 고무패킹이나 부직포 등의 재질이 혼합된 것으로 선별되지 못한 채 재활용 기계에 들어가면 고장을 일으킬 수 있다. 우리도 이중 병뚜껑을 재활용해 보고자 시도했으나, 선별하는 작업이나 만드는 과정에서 시간이 오래 소요되어 이중 병뚜껑 업사이클링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선별 후 남아있는 이중 병뚜껑을 버리지 않고 따로 모아두고 있는데, 업사이클링 아티스트로서 작품활동을 할 때 사용하거나 팝업스토어를 운영할 때 꾸미는 식으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Q. 다른 소재가 첨가되지 않고 단순히 열로만 녹여서 제품을 제작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니울의 제품을 분리배출 할 때는 플라스틱으로 배출하면 재활용이 가능한가?
A. 니울링은 HDPE만 사용하기 때문에 폐플라스틱으로 버리면 된다. 다만 제품의 크기도 작고 다양한 색상이 있어서 재활용률이 높지는 않을 것 같다. 플라스틱 제품 중 투명 페트를 제외하고 병뚜껑과 같은 제품은 색상 때문에 사실상 재활용이 어렵다. 애초에 니울의 제품이 버려지지 않게 니울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서 제품을 최대한 가지고 있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Q. 앞으로 만들고 싶거나 제작 예정인 다른 업사이클링 제품이 있나?
A. 병뚜껑뿐만이 아니라 다른 소재로도 업사이클링할 계획이다. 8월쯤 신제품이 나올 예정인데, 키링의 로프도 쓰레기를 배출할 수 있겠다는 의견을 반영해서 기존의 로프를 재생 실을 사용해서 제작할 계획이다. 사업 초기에는 나 스스로 규제를 엄격히 하면 업사이클링 제품에 대한 창의력이 없어질 것 같아 자제했다. 하지만 지금은 100% 모듈 업사이클링은 아니더라도, 30%에서 80% 정도 업사이클 제품으로 만드는 것이 앞으로의 계획이다.
Q. 니울은 업사이클링 사업을 계속하면서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나?
A. 일상생활 속 작은 관심으로 시작한 업사이클링이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의 참여와 기부로 다양한 폐플라스틱으로 인한 제품이 생각나고 개발되는 것 같다. 기존 제품 공정 외 수거, 세척, 제작까지 많은 시간과 노동력이 필요하지만, ‘니울을 통해 플로깅을 시작하게 되었다’, ‘제작 영상이 힐링이 된다’ 등의 응원을 들으면 더 열심히 일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선한 영향력이 얼마나 큰 뿌듯함과 보람을 가져오는지 생각하게 되었고, 더 많은 업사이클링이 일상 속에 스며들었으면 좋겠다.
Q. 요즘 MZ 세대뿐만 아니라 전 연령대의 소비자들이 'ESG 경영' 및 '가치 소비'를 추구하고 있다. 이에 업사이클링 브랜드가 앞으로 갖추어야 할 자세나 방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오늘은 환경을 주제로 인터뷰했지만, 소비자들이 니울을 환경 브랜드라고 엄격히 생각하기보다는 일상과 함께 어우러지는 편안한 브랜드가 되는 게 목표를 두고 있다. 환경에 갇혀 생각하기보다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자연스럽게 업사이클링과 같은 환경을 위한 활동이 일상 속에 스며들었으면 좋겠다.
출처 : 임팩트온(Impact ON)(http://www.impact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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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impacton.net/news/articleView.html?idxno=7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