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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반짝이는 것을 좋아한다. 어린 아이가 반짝이 달린 옷에 열광하는 것을 보면, 이는 인간의 본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든다. 우리가 소유한 많은 물건을 반짝이게 하기 위해서는 대량의 합성연료와 환경을 위협하는 소재가 사용된다. 이에 유럽연합은 2030년까지 미세 플라스틱을 30%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다양한 친환경 소재 개발이 핀란드 내에서도 활발히 진행되고있다. 특히 핀란드에서 가장 풍부한 천연 자원 인 나무를 적극 활용해서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소재 개발이 주목을 받고있다. 오늘 소개하는 빛나는 나무(Shimmering Wood) 소재는 나무를 활용한 특수 염료를 개발한 프로젝트이다. 반짝이는 것을 사랑하는 인류와,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는 패션 업계를 위한 새로운 선물인 셈이다.
‘빛나는 나무(Shimmering Wood)’
C. Mikko_Raskinen
이 프로젝트는 알토대학교의 디자인과 재료과학 전공 학생 노라 야우, 안나 세미, 콘라드 클로카스가 팀으로 이루어 개발했다. 이 염료는 색소 대신 나노 구조를 통해 색을 만들어내는 ‘구조 색(Structural Colour)’을 사용한다. 미세한 나무 결정을 활용한 바이오 소재와 3D 프린팅으로 환경에 해를 주지 않고 나무에서 빛나는 아름다움을 창조했다.
C. Mikko_Raskinen이 소재를 의류 장식에 사용하기 위해서 검은 실크 오간자 천 위에 3D 프린터가 나무 결정을 하나씩 쌓아 올리는 방법을 고안했다. 다양한 색상으로 반짝이는 이 결정은 기존의 플라스틱이나 합성소재를 대체할 친환경 대안으로, 플라스틱 소재가 의류에서 미세 플라스틱으로 분해되어 환경에 미치는 해악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한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자연에서 아름답게 빛을 발하는 곤충의 색에서 영감을 얻었다. 빛나는 나무 염료에 쓰인 나노 구조는 특정 파장의 빛만 반사하고 나머지는 통과 시키며, 반사된 파장은 거울처럼 일정한 방향으로 반사되어 매우 강렬한 색감을 제공한다. 또한 관찰하는 각도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특성이 있다. 자연에서 딱정벌레, 공작새, 나비의 생생한 색이 이러한 구조 색의 예시이다.
이 소재는 나무에서 추출된 나노셀룰로오스로 만들어져 무독성, 생분해 가능하며 재생 가능한 소재로, 이미 의료용과 복합재에 사용되고 있다. 패션을 전공한 디자이너 안나 세미는 빛나는 나무 염료로 장식된 패턴을 활용하여 드레스를 디자인했다. 이 드레스는 호평을 받았지만 불필요한 장식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이에 그 비판을 받아들이고 드레스를 더욱 화려하게 장식하기로 결정했다. 새로운 소재로 작업하는 것은 패션 디자이너에게도 큰 도전이었다. 패션 디자이너는 “어떤 디자인을 생각해 낼 수 있지만, 소재가 그것을 구현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창의성과 유연성이 필수입니다”라고 전했다.
패션디자이너 안나 세미 C. Mikko_Raskinen
작년에 이 팀은 알토대학교 디자인 학부로부터 실험적인 프로젝트 자금을 지원받았다. ‘빛나는 나무’소재를 의류에 사용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는 것이 목표였다. 디자인 팀은 3D 프린터를 사용해 나무 결정을 만드는 것이 이후 상업적 생산을 위해 규모를 확장하기 쉬운 방법이라고 판단했다. 프린터가 사용하는 필라멘트는 나무 가루와 미세한 톱밥 같은 바이오플라스틱의 혼합물이다. 이들은 실크 오간자를 패브릭으로 선택하여 모든 소재가 생분해 가능하고 자연에 가까운 방식으로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나무 결정이 패브릭에 프린트된 후, 나노셀룰로오스 색상 코팅으로 마무리된다. 결정의 직경은 8mm이며, 색의 강도를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크기와 형태를 선택했다고 디자이너는 설명했다.
지속 가능한 럭셔리의 정의
이들은 최고 품질의 제품을 만들고자 하며, 국제적 고급 패션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컬렉션 확대와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추가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색을 방수 처리하거나 다양한 나무 종과 목재 부산물을 활용하는 방법도 실험 중이다. 전 세계적으로 반짝이는 나무 소재를 연구하는 팀이 몇몇 있지만, 나무 결정을 개발하는 것은 이들이 유일하다. 이 소재는 의복 뿐 만 아니라 다양한 소재를 빛나게 하는 코팅 소재의 친환경적인 대체 염료로 제안을 받고있다.
이들이 바라보는 럭셔리는 단순히 반짝이는 친환경 색으로 일회용품을 팔기 위한 것이 아니다.
“자연을 누리는 것은 점점 더 우리의 삶에서 럭셔리한 것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목표는 핀란드의 숲을 사용해 긴 수명을 지니며 소중히 여길 수 있는 고급 제품을 만드는 것입니다”라고 디자이너는 말한다.
서정애(핀란드)
juneseo1016@gmail.com
Aalto University Masters of Arts and Design, Product and Spatial Design 졸업
(현)AAA Design collective 디자인그룹 아에오 공동설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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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designdb.com/?menuno=1283&bbsno=4902&siteno=15&act=view&ztag=rO0ABXQAOTxjYWxsIHR5cGU9ImJvYXJkIiBubz0iOTkxIiBza2luPSJwaG90b19iYnNfMjAxOSI%2BPC9jYWxsPg%3D%3D#gsc.tab=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