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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네’의 모두를 위한 지속가능한 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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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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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네’의 모두를 위한 지속가능한 수트



 

패션은 단순히 옷 입는 행위를 넘어, 개인의 가치와 철학을 드러내는 중요한 수단이다. 한 사람의 패션은 그 사람의 생활 방식과 관점, 그리고 중시하는 가치까지도 반영한다는 점에서 사회적인 의미를 지닌다. 암스테르담을 기반으로 한 보네 수트(Bonne Suits)는 이러한 패션의 본질을 꿰뚫어보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접근한다. 이들은 단순하면서도 실용적이고, 모두를 위한 옷을 디자인하겠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패션을 단지 소비의 대상이 아닌, 지속 가능하고 사람 중심의 가치가 담긴 문화로 만들어가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보네 수트는 2014년에 창립자 보네 레인(Bonne Reijn)의 비전 아래 탄생했다. 그는 누구나, 어디에서나 입을 수 있는 실용적인 옷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토대로 브랜드를 론칭했다. 아이디어는 ‘빈자의 정장(Poor Man’s Suit)’이라는 콘셉트에서 출발한다. 값비싼 고급 정장의 대안으로써 면 소재에 기반을 둔 미니멀한 디자인을 내세우며, 가격을 합리적으로 낮추는 동시에 착용감과 실용성을 높인 것이다. 수트의 기본 구성은 더블브레스트 재킷과 플리츠 팬츠로 일본 노동자복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 이들의 수트는 파티에서도, 출근길에서도, 동네 산책을 할 때에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어디에서나 쉽게 입을 수 있는 실용성과 유니버설한 매력을 자랑한다.

책임 있는 패션 그리고 사회적 영향력

보네 수트의 웹사이트에서 눈에 띄는 점은 브랜드 직원과 주변 인물들이 분기별로 출시된 수트를 입고 촬영한 수많은 사진들이다. 이 사진들은 보네 수트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인 성별, 나이, 신체 조건에 상관없이 누구나 입을 수 있는 수트라는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있다. 이들의 사진 아카이브는 브랜드 진정성과 더불어 공동체 의식을 강조하는 동시에, 보네 수트가 단지 상품을 넘어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일상의 일부임을 보여주고 있다.

보네 수트 x 심바네즈 유니버시티

실제로 보네 수트는 지속 가능한 패션을 만드는 데서 멈추지 않고,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중 주목할 만한 사례 중 하나는 심바네즈 유니버시티(Smibanese University)와의 협업이다. 심바네즈 유니버시티는 교육을 통해 지역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목표를 가진 이니셔티브로, 보네 수트와 협력해 새로운 의미의 교복 스타일 의류를 선보였다. 이는 수리남(Suriname)의 전통적인 학교 형태인 물로(Mulo)의 교복 디자인에서 착안됐다. 협업은 수리남의 지역 학교인 ‘Ons Lust en Rust’ 학생들을 위한 기부 프로젝트와 함께 진행됐으며, 수익금은 수리남의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한 기부금으로 사용됐다. 이들의 협업은 지역 학생들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주고, 지역 교육 기관에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패션이 단순한 소비의 대상이 아닌, 공동체의 발전과 변화를 위한 중요한 도구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보네 수트 x 바트 아이싱크 스미츠

또 다른 흥미로운 협업 사례는 아티스트이자 영화감독인 바트 아이싱크 스미츠(Bart Eysink Smeets)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바트와 그를 닮은 사람을 찾아서(Bart en de zoektocht naar de dubbelganger)’ 작업이다. 개인주의에 대한 이념에 도전하는 이 다큐멘터리에서 스미트는 그를 닮은 사람들과 함께 다양한 색상의 보네 수트를 입었다. 보네 수트는 이에 대해 자신의 주된 관심사인 개인과 공동체의 상호작용에 중점 두며 협업에 임했다고 밝혔다.

지속 가능한 미래 만들기

패스트 패션이 주도하는 과잉 생산, 소비의 시대에서 보네 수트는 되레 “더 적게, 더 오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긴다. 기본적인 디자인은 변하지 않고 유지되지만, 매 시즌 새로운 컬러와 고유한 색감으로 새로움을 선사한다. 이러한 접근은 소비자가 트렌드에 휩쓸려 옷을 구입하는 대신, 시간을 초월할 수 있는 옷을 장기적으로 입을 수 있도록 장려한다. 보네 수트는 소비자들이 옷을 자주 바꾸지 않고도 오랜 시간 동안 자신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입을 수 있는 옷을 제공한다. 이러한 접근은 단지 브랜드 마케팅 전략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소비와 환경 보호라는 강력한 메시지와 연결된다. “소비를 줄이는 것이 패션이다”라는 브랜드 메시지는 패션 산업이 과잉 생산과 무분별한 소비를 조장하는 현 상황에서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이는 단순한 제품 제작을 넘어, 지속 가능한 생산 과정과 환경 친화적인 소비문화를 패션 산업 전반에 적용하려는 시도다.

실제로 보네 수트는 지속 가능한 패션을 실현하기 위한 혁신적인 협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카페잉크(Caffe Inc)와 협력해 커피 찌꺼기에서 추출한 천연 염료로 수트를 염색하는 프로젝트를 선보인 바 있다. 커피 찌꺼기는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는 자원으로 이를 염료로 사용하는 아이디어는 재활용 가능성과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주목받았다. 또한, 업사이클링 전문 기업인 록스(Locks)와 협력해 재고 원단을 활용한 메신저 백도 제작했다. 이 같은 협업은 단순히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순환 경제와 자원 재활용을 패션 산업에 적용하려는 실질적인 노력을 의미한다.

이들의 철학은 단지 옷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모두를 위한 패션이라는 메시지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있다. 지속 가능성과 포용성을 핵심으로 하는 철학은 단순히 유행을 좇는 소비를 넘어, 삶 속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진정한 가치를 제안한다. 이들은 단순한 의류 브랜드가 아니라 패션을 통해 개인의 표현을 돕는 동시에, 더 나은 미래를 제안하는 문화적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 패션을 통해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중요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브랜드의 가치를 확립하고 있다.

오늘날 보네 수트는 네덜란드뿐 아니라 뉴욕, 런던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두드러진다. 그럼에도 이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은 여전히 변함없다. “누구나 입을 수 있는 옷”이라는 간결한 약속을 지키며, 지속 가능성과 포용성을 바탕으로 패션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이들의 행보는 패션이 단순한 상품을 넘어, 문화적, 사회적 의의를 가진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일깨워준다는 점에서 괄목할 만하다.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문화적 운동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알리고 있는 이들의 행보는 많은 이에게 영감을 주며, 지속 가능한 패션 항로를 열어갈 것으로 보인다.

자료 제공 및 협조 Bonne Suits Amsterdam

기사원문링크>
https://design.co.kr/article/44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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