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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기부문화
겨울이 되면 길거리에 빨간 냄비와 종소리가 자연스럽게 연상되던 때가 있었다. 추운 겨울 살아가기 어려운 이들을 돕고자 하는 구세군 종소리가 이제는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으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기부문화가 점점 다양화되고, 세대에 맞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그리고 더 이전까지는 구세군 종소리, 크리스마스 씰(우표), 은행이나 카운터 곳곳에 비치된 기부 나눔 저금통, 사랑의 열매와 같이 길거리나 상점 등 오프라인 에서 대부분의 기부가 이루어졌다. 조금 더 나아가서는 재난 재해가 발생하거나, TV 프로그램이나 캠페인을 송출할때 ARS 전화 한통으로 기부를 할 수 있는 채널이 생겨났다. 또는 기부단체, 자선단체에 계좌이체 방식으로 정기후원하는 모습도 생겨났다. 이때가 익숙한 40~50대의 경우 현재에도 기관정기 후원하는 형태가 가장 많다고 한다.
구세군 냄비 (출처: https://images.app.goo.gl/xwg1unYfZDSuKUQU9)
ARS 전화 모금 (출처: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4518137)
반면 코로나 팬데믹 이후 MZ세대라 불리는 이들이 기부를 이끄는 ‘기부계의 큰손’이 되었다고 한다. 여러가지 다양한 측면에서 기부를 하고 그중에서 특히나 참여하는 기부를 많이 한다고 한다.
실제로 이를 정량화해 볼 수 있다. 사랑의 열매 나눔문화연구소 ‘기부트렌드 2024’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최근 기관 정기 후원은 점점 감소하는 추세이다. 특히 20대의 경우 20% 초반대로 낮아졌으며, 그에 따라 현금 기부 비중도 30% 후반에서 30% 초반으로 낮아졌다. 반면 자원봉사 비중 감소율은 크지 않은 편이었다. 즉, 기관 정기후원과 같이 고정적으로 기부하는 간접적인 방식보다는 기부자의 주도적 행위와 일시적인 기부를 하더라도 그 행위로부터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정서적 만족감을 느끼고자 하는 목적으로써의 행위 성격이 강해졌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기부를 하게 되는 경위가 기부 행사 소식을 미디어 등을 통해 접하거나,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나 강아지에 관심을 가지면서 유기반려동물을 지원한다는 등 자신의 주요 관심사에 밀접한 곳에 기부를 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유니세프는 기부자에게 정체성과 소속감을 부여하는 형태로 기부 모금을 변화시켰다. 유니세프는 2018년부터 ‘유니세프 팀’ 캠페인으로 전세계 위험에 처한 어린이를 위해 모두 하나의 팀이 되어 달라는 메시지로 후원자에게 팀 반지와 팀 팔찌를 지급한다.
유니세프 팀 (출처: https://www.futurechosun.com/archives/84670)
2022년 게임회사 넥슨은 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에서 ‘돌의 정령의 나눔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이용자가 게임에 접속해 프로젝트를 수행하면 게임 내 재화로 후원이 가능한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렇게 모인 후원금 3억원은 청각장애인을 위한 단체 ‘사랑의 달팽이’에 전달했다. 이 이벤트는 이용자들의 관심과 참여로 순식간에 모두 기부가 완료된 바 있다.
독립유공자 후손에 대한 기사를 접한 후 독립유공자 후손에게 거주 공간을 지원하는 단체에 후원을 하거나, 길고양이 구조 경험을 계기로 동물권에 대한 사회문제 인식으로 유기견 보호소에 직접 봉사를 나가면서 유기견에게 쓰일 이불을 함께 기부하는 모습,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진행한 신생아 모자뜨기 캠페인을 통해 아이들이 체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손뜨개 모자를 만들어 기부하기도 한다.
세이브더 칠드런 신생아 모자 뜨기 캠페인 (출처: https://www.ibaby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89655)
또 아이돌 가수나 배우의 이름으로 팬들과 함께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의료진 간식 지원이나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활동이 활발히 진행된 바 있다.
네이버 해피빈과 함께 이병헌, 한지민, 한효주, 다니엘헤니 등 배우 17인이 기부처를 안내하는 캠페인을 통해 연애인의 영향력과 팬들의 관심을 유도하기도 한다.
다니엘 헤니 해피빈 홍보 (출처: https://sports.khan.co.kr/article/201708251343013)
기부천사로 알려진 션의 각종 ‘기부런’도 한 예이다. 루게릭병원 설립을 위한 모금부터,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함께하고 러닝하는 런 in 서울, 광복절을 맞이하여 독립운동가 후손을 위한 기부금 모집 등등 요즘 세대들이 좋아하는 러닝 행사를 통해 모금을 하는 사례도 종종 볼 수 있다.
션과 함께하는 아이버킷챌린지 런 in 서울 (출처: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60010)
여기서 특징은 기부의 형태가 단순히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한것 뿐만 아니라 ‘스마트함’이 더해졌다는 것이다. 정기후원이나 ARS 전화를 통해 기부를 하면 계좌이체나 전화를 하는 행위 하나로 그치고, 후에 전체 모금 금액이 얼마였는지 정도의 간단한 정보만 찾아볼 수 있었다면, 이제는 SNS와 같은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통해 실제로 기부한 금액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정보를 수시로 받을수 있어 더 직접적인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한가지 중요한 점은 세대가 달라도, 방식이 달라도 타인을 향한 마음을 전달한다는 데 있어서는 모두 같다는 점이다.
기사원문링크>
https://www.designdb.com/?menuno=1432&bbsno=1608&siteno=15&act=view&ztag=rO0ABXQAOTxjYWxsIHR5cGU9ImJvYXJkIiBubz0iOTkwIiBza2luPSJwaG90b19iYnNfMjAxOSI%2BPC9jYWxsPg%3D%3D#gsc.tab=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