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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다른 세대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던 시니어 세대가 최근 급격하게 소비의 핵심 세대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그랜드 제너레이션(Grand Generation, GG 세대)'이라는 단어가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 단어는 1951년에서 1970년 사이에 출생한 세대(55세-74세)를 일컫는다. 업계가 갑자기 이 세대를 주목하는 이유는, 과거의 시니어 세대와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은퇴를 앞두거나 은퇴 후의 삶을 살고 있지만, 은퇴가 이들의 경제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은퇴와 상관없이 왕성하게 경제적, 사회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실제 나이보다 훨씬 젊은 삶을 영위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 들어 세대의 구분이 사라지고 있는 '퍼레니얼(Perennial)'을 이끄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다.
변화하고 있는 시니어 세대
최근 LG경제연구원의 <향후 30년간 확대될 액티브 시니어의 소비파워>보고서에 따르면 55-69세대의 소비력이 25-39세의 소비력에 못지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000년 55.3%였던 시니어의 경제활동참가율도 2023년 65.8%으로 증가했다. 이런 이유의 배경에는 건강 수준 및 기대 수명의 향상에 있다. 2020년 보건복지부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65-69세의 68.4%가 자신의 건강 상태가 만족스럽다고 답했으며, WHO가 추정한 한국인의 건강수명은 2000년 67.4세에서 2019년 73.1세까지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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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경제활동에 이어 액티브 시니어가 다른 점은 가족과 개인의 가치를 모두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이다. 그래서 가족을 위해 참고 희생하기보다는 본인의 행복을 중요시하며 가정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 자연스럽게 가족 해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중이다. 전체 이혼건수 중 시니어 세대의 이혼은 2000년 4.2%이었으나 2022년에는 24.6%으로 늘어났다. 1인 가구 역시 2000년 16.2%에서 2022년 27.8%로 증가 추세에 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이 세대가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는 첫 시니어 세대라는 것이다. 기존의 시니어들이 디지털 기기 자체를 이해하지 못했던 것과 달리, 이들은 젊은 시절부터 PC와 인터넷을 활용하여 일을 해왔기 때문에 디지털 기술에 있어 높은 수용성을 보인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에 따르면, 60대의 스마트폰 보유율이 90%이 넘었으며 스마트폰을 필수로 여기는 비율도 절반 가까이 된다고 한다. 이처럼, 우리가 알고 있는 노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꾸어야 할 때가 온 듯 보인다.
GG 세대, 라이프스타일과 소비를 선도하는 세대로 인정받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발간한
ⓒ 대한상의보도자료
이 7대 공략 방안을 살펴보면 이 세대의 소비는 단순히 나이에 따라 결정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생물학적 나이보다 10년 더 젊은 ‘감성 나이’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소비 성향도 변화하고 있다. 나이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기보다, 삶을 더욱 역동적으로 만들어줄 제품에 더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젊어 보이기 위해 건강과 외모 관리에 과감히 투자하는 한편, 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도 그 속도를 늦추려는 ‘슬로 에이징’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또한, 인위적인 아름다움을 거부하고 나이 든 자연스러운 모습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흐름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외면뿐만 아니라 내면의 건강까지 고려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개인 맞춤형 식단과 건강 보조 식품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 대한상의보도자료
감성을 충족하는 소비 역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고, 자신을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는 세대인 만큼 자동차, 프리미엄 가전, 명품 등 고가 제품 소비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또한, 여행과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데도 강한 의지를 보이며, 이웃·취미 모임·지역 사회와 관련된 활동에도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주변인의 영향을 받아 소비하는 ‘디토(Ditto) 소비’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자립적 노후생활을 위한 서비스 및 제품 또한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개인 맞춤형 케어 식단 구독 서비스나 가사· 쇼핑 대행 등과 같은 서비스산업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혼자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기술과 지식 습득 및 취미와 관심사에 대한 투자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GG 세대는 기존의 시니어 세대보다 더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소비를 이끌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2025년,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한국
우리나라는 올해부터 65세 인구 비율이 20%를 넘어서며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여기에 기대수명은 120세까지 증가하며 '슈퍼 에이지' 시대가 도래했다. 이를 통해 노인으로 인식하는 연령 기준이 65세에서 70-75세로 상향되고 있는 중이다. 시니어 세대 수가 늘어나는 만큼, 마케팅 타깃층은 '노인' 하나로 범주화할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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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근무 대한상공회의소 유통물류원장은 "기업들이 고령 소비자를 연령별, 생애 주기별, 라이프스타일별로 세분화하고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으며, 디지털 중심 종합광고대행사 플레이디는 2025년 광고·마케팅 트렌드 전망 리포트에서 건강 상태와 경제적 상황,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시니어 소비층이 더욱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제품 및 서비스 또한 세분화되며 시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참고 자료>
LG경영연구원 <향후 30년간 확대될 액티브 시니어의 소비파워>
https://www.lgbr.co.kr/report/view.do?idx=19681
대한상의보도자료
플레이디 <2025년 광고·마케팅 트렌드 전망 리포트>
https://www.playd.com/w/report-detail.html?seq=331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