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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만 늘어나는 AI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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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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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만 늘어나는 AI 사회


매일 50만톤 쓰레기…산업폐기물 대다수 대량생산무역체계 생태계 회복력 앗아가 AI·IoT 등 최첨단 기술에 늘어나는 쓰레기 다품종소량생산으로 환경·미래 보호해야



내년부터 쓰레기 버리는 방법이 바뀐다. 종량제 봉투 안에 타지 않는 생활 쓰레기를 넣을 수 없게 된다. 수도권 매립지 수용량이 한계에 달하자, 환경부는 2021년 7월 생활 쓰레기 직매립 금지법을 확정하고 2026년 수도권부터 먼저 시행한다고 공표했다. 
서울 사람들이 수도에서 사는 사회적 혜택은 모두 누리면서 더러운 쓰레기는 왜 남의 동네에 버리냐는 인천시민들의 불만이 쌓여왔다. 하는 수 없이 서울시와 경기도는 자체 매립장이나 소각장 건설을 추진해 왔지만, 누군들 쓰레기 악취와 유해 먼지를 반기겠는가. NIMBY 시위는 언제나 뜨거운 감자다. 
우리나라 쓰레기 발생량은 하루 50만 톤이 넘는다. 전 국민이 1인당 매일 10kg을 버린다는 계산이다. 쓰레기 분리배출 때마다 시민들은 자기 삶에서 엄청나게 많은 포장 용기와 비닐, 일회용품이 나오는 것을 보게 된다.
그리고 음식물 쓰레기라도 최소한으로 줄여 보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실제 시민들의 일상생활만으로 그렇게 많은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다. 생산 유통 건설 등 산업 현장에서 나오는 양이 거의 90%를 차지한다. 
쓰레기 문제가 어려운 이유는 간단하다. 인간은 편리한 물건을 만들어낼 뿐, 다 쓰고 나서 버릴 때를 생각하지 않도록 진화해 왔다. 도구를 만드는 존재, 호모 사피엔스는 생존을 위해 자연에서 물질과 재료를 취해 물건을 만들고 그 지혜를 후손들에게 전수하며 살아왔다.



다음 세대를 위한 교육에서도 관찰과 실험, 상상과 발명이 최고의 미덕이다. 하지만 필요해서 만들어내는 그 많은 물건이 버려지는 과정에 대해서는 무지하고, 무책임하다. 그 결과, 썩지 않는 쓰레기는 땅에 쌓여가고, 조각난 플라스틱은 바다에 넘쳐난다. 
세상이 왜 이렇게 되었을까? 우리 사회에서 상품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것은 단 하나, 오직 가격이기 때문이다, 중국과 미국의 드넓은 평원에서는 싸고 맛있는 옥수수와 밀이 대량으로 생산된다.
농약으로 곡물과 토양이 오염되더라도 싸게 만들어 이익을 남기면 그만이다.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 지력을 유지하고 생태계를 보호하자는 주장은 설 곳이 없다. 
대안은 없을까? 브라질 룰라 대통령이 2003년에 시작한 『먹거리구매프로그램(PAA)』은 그의 정치 역정만큼이나 세계가 주목하는 사회적 경제정책 성공 사례이다. PAA는 지역 소농들이 생산한 유기농산물을 우선 구매하여 해당 지역 군부대와 학교 등 공공시설에 공급한다.

다국적 기업이 대량 생산한 저가 가공식품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빈농으로 전락하는 전국의 수많은 소농을 자생력 있는 중산층으로 탈바꿈시켰다.
세계의 허파이자 가장 효율적 탄소 저장고인 브라질 넓은 땅의 생태를 다시 살려냈다. 거대농장에 비해 비효율적인 것처럼 보이는 소농들의 다품종 복합 영농이 오히려 대자연 환경을 보호하고 생산력을 복원시킨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그동안 경제학은 유한한 자연을 무한한 것처럼 여기고, 최소의 투입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는 것이 미덕이라고 가르쳤다. 싸고 편리하기만 하다면, 불공정하게 생산된 상품이라도 이역만리 머나먼 나라로 수송되고 팔리고 소비된다. 대량생산 무역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전 지구적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는 동안 지구는 회복력을 잃어버렸고, 온실가스가 한계 이상으로 늘어나 전 지구가 기후재난을 맞았다. 지속가능 미래를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자기 파괴적 경제체제를 어떻게든 바꿔야 한다. 
올해 LA 소비가전박람회(CES) 주제는 ‘AI와 양자컴퓨터 시대’였다. 장밋빛 미래를 예견하는 보도가 넘쳤다. 나는 이런 기사를 볼 때마다 인류 문명의 위기를 예감한다. 도시의 삶이 편리해질수록, 더욱 늘어나는 쓰레기는 어떻게 하나? 죽어가는 자연은 어찌하나?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때, 우리 삶이 획기적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환호했던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IoT 기술로 만들어낸 지금의 이 문명이 과연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줄 만한 것인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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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국섬유신문(http://www.ktnews.com)
기사원문링크> https://m.ktnews.com/news/userArticlePhoto.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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