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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폐기 문제는 대량 생산과 소비 구조 속에서 오랫동안 반복되어온 과제였다. 특히 기존 재활용 방식은 분리, 세척, 펠릿화 등 복잡한 공정을 거쳐야 했고, 물성을 유지하기 위해 결국 새로운 플라스틱을 섞을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완전한 재활용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영역으로 남아 있었다. 이러한 한계를 뒤집은 것이 Parallel Plastics이다. “플라스틱을 더 이상 버리지 않는다”는 명확한 방향 아래 출발한 이 프로젝트는 기존 공정을 과감히 덜어내고 새로운 방식을 제시했다. 운영 주체인 Hamee주식회사는 스마트폰 케이스와 액세서리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량품과 잉여 재고 문제를 계기로 이 실험을 시작했다.
핵심은 단순하다. 서로 다른 성질의 플라스틱을 분리하지 않고 그대로 녹여 섞는다. 추가적인 신규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으며, 결과적으로 100% 재활용 재료만으로 새로운 결과물을 만든다. 이 방식은 재활용 비용 문제로 소각되던 플라스틱에 다시 쓰임을 부여하고, 순환 구조를 끊지 않는 생산 방식을 가능하게 한다.

Parallel Plastics의 특징은 기능보다 시각적 완성도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기존 재료 디자인이 균일성과 안정성을 추구해왔다면, 이 프로젝트는 서로 다른 성질이 섞이며 나타나는 흔적을 그대로 드러낸다. 이를 결함이 아닌 개성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특히 두 가지 이상의 색이 뒤섞이며 형성되는 마블 성형 방식은 이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완성된 결과는 천연석을 떠올리게 하는 깊이 있는 색과 질감을 지닌다. 같은 조건으로 제작하더라도 동일한 무늬는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 모든 결과물이 각기 다른 표정을 지닌다.
이와 함께 자연과의 연결도 강조된다. 플라스틱의 기원이 고대 생물과 식물에서 비롯된 화석 자원이라는 점에 주목해, 이를 다시 돌과 유사한 질감으로 되돌리는 과정을 통해 자연적 인상을 환기한다. 이는 재활용 재료를 단순한 대체재가 아닌, 선택 가능한 디자인 재료로 확장하는 시도였다.

이 프로젝트는 재활용 이전의 맥락을 결과물에 연결하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단순히 형태를 바꾸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재료가 지닌 시간과 배경을 새로운 쓰임으로 이어간다. 예를 들어 육아용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폐플라스틱은 신생아 집중치료실(NICU)을 퇴원하는 아기의 어머니에게 전달되는 기념 메달로 제작됐다. 이 과정에서 재료는 단순한 물질을 넘어, 경험과 감정을 전달하는 매개로 작동한다. 이처럼 폐플라스틱은 더 이상 버려지는 대상이 아니라, 이전의 흔적을 품은 채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내는 요소로 전환된다. 이는 순환 디자인이 기능적 재사용을 넘어 감각적 가치까지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Parallel Plastics의 시도는 재활용을 처리 과정이 아니라 설계의 문제로 다루는 데서 출발한다. 버려진 플라스틱을 다시 사용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그것이 어떤 형태와 인상을 가질 것인지까지 포함해 재구성한다. 이러한 접근은 재활용 재료에 대한 인식을 바꾼다. 환경을 위한 대체재가 아니라, 디자인적으로 선택 가능한 하나의 재료로 기능하게 만든다.
결국 중요한 것은 기술 자체보다 그것을 어떻게 다루는가에 있다. ParallelPlastics는 순환을 이어가면서도, 그 결과를 일상 속 감각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는 방식을 보여주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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