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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닮은, 생태계를 위한 디자인
자연에서 디자인 영감을 받고, 디자인으로 자연환경을 개선하려는 시도는 디자인 발전을 일으키는 중요한 동력이다. 이번 글에서는 싱가포르국립대학교 산업디자인 학과 학생들의 이번 해 졸업 작품 중에서 생태계를 살리기 위한 시도나, 자연의 유기성에서 영감을 받은 프로젝트를 선별해서 소개한다.
산호 선The Coral Line
'산호 선The Coral Line'은 미지의 세계로 초대하는 문을 형상화한다. / 디자인@유 항Yu Hang, 감수@크리스토퍼 구베Christophe Gaubert
싱가포르 해안선은 주로 대형 무역 선박이 몰려있는 항구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바다 안에는 산호뿐만 아니라, 각종 바다 생물이 살고 있는 나름의 생태계가 존재한다. 강줄기와 바다가 연결되는 싱가포르 도심부터 동서 방향의 해안선까지 수심과 생태계 변화를 측정하는 도구이자, 산호의 생장을 돕는 서식지로 이용할 수 있는 미학적인 공공 설치물을 제안한다. 파도나 수심이 깊어져도 내구성이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구조물로, 바닷속 미네랄과 반응하면 칼슘 탄산이 표면에 생성돼, 산호 서식지를 주변에 조성할 수 있는 환경이 된다. 미지의 해양 정원에 도시민이 호기심을 가질 수 있도록, 디자인 모티브는 ‘미스터리 게이트’와 ‘창’의 이미지에서 도출했다. 대지 미술에서 영감을 받아, 대형 파빌리온의 양식으로 디자인했고, 태양광 패널로 낮에 모은 에너지로 산호가 돋보일 수 있는 은은한 조명 효과를 연출할 수 있다.
여과된 타일 컬렉션Percolated tile collection
여과된 타일 컬렉션Percolated tile collection/ 디자인@응 켕 웨이Ng Keng Wei, 감수@한스 탄Hans Tan
여과된 타일 컬렉션Percolated tile collection/ 디자인@응 켕 웨이Ng Keng Wei, 감수@한스 탄Hans Tan
자연이 물성을 직접 영향을 끼쳐, 형태를 변화시키는 실험을 해보고 싶던 디자이너는 아크릴 물감으로 뒤덮인 패널을 햇볕이 드리우는 옥상에 두고, 수분과 반응하는 과정을 관찰했다. 각기 다른 모양으로 부풀어 오른 표면을 실리콘 거푸집에 옮긴 뒤, 자연적인 암석처럼 유기적인 디자인의 타일을 제작했다.
실험 033 & 034: 비가 내린 후, 아크릴 페인트 도색한 패널의 울퉁불퉁한 표면 관찰
실험 130: 프로토타입을 만들기 위해 제작한 실리콘 거푸집
셀리아Celia
셀리아Celia/ 디자인@카린다 첸Kalinda Chen, 감수@크리스토퍼 구베Christophe Gaubert
플라스틱의 대안으로 버섯의 균사체를 탐구하고, 버섯 안쪽의 실 같은 질감과 물성을 닮은 표면에 대기 중 오염물질을 가둬 공기질을 개선하는 공기청정기를 디자인했다. 공기청정기의 디자인 형태도 버섯의 유기적인 형태에서 도출했다.
바이오흠Biohm에서 개발한 균사체 표면/ 기술@바이오흠Biohm, 이미지@카린다 첸Kalinda Chen
균사체 용액을 하루에 두세 번 공기청정기 표면에 분사하여 공기청정기를 작동시키는 메커니즘이다. 사용자가 시간과 정성을 들이는 과정에서 사람과 자연의 관계에 대해 성찰하는 과정을 갖는다. 3D 프린터로 균사체를 출력해서, 공기청정기의 몸체와 포장재를 생산할 수도 있다.
쉐입 랩 리서치 그룹The Shape Lab Research Group의 3D 프린터로 균사체를 출력했다./ 기술@쉐입 랩 리서치 그룹The Shape Lab Research Group, 이미지@카린다 첸Kalinda Chen
자연에서 디자인 영감을 받고, 디자인으로 자연환경을 개선하려는 시도는 항상 디자인의 진화를 가져왔다. 생태계를 위한, 자연을 닮은 디자인 프로젝트들이 기후변화와 환경 오염으로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