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 more

눈여겨봐야 할 미국 중고 거래 시장의 성장

  • Date

    2024.10.16
  • Share

눈여겨봐야 할 미국 중고 거래 시장의 성장


미 중고 거래 시장 폭풍 성장…2024년 중고 판매점 매출 308억 달러 추산

패션∙가구 기업들,중고 사업 확장에 적극적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지난 10월 2일 미국 내 빈티지 쇼핑 붐이 일면서 중고 의류 산업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고가 브랜드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하거나 개성 있는 디자인, 혹은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희귀한 아이템을 찾을 수 있어 중고 의류 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이 최근 늘고 있다는 것이다. 캐피탈 원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중고 의류점은 2만5000여 개에 달하며, 2023년 중고 의류 판매는 전년대비 11% 증가했다. 뉴욕타임스는 비영리단체와 소규모 중고의류 거래숍의 증가가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도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의류 산업을 중심으로 미국 내 중고품 거래 산업이 활기를 띠고있다. 미국 내 중고 경제 현황과 트렌드를 짚어본다.

 

미국 중고 시장 동향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IBIS World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2024년까지 미 중고품 판매점 매출은 연평균 4.4% 성장해 2024년 308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품목별로는 의류∙신발∙액세서리 제품이 156억 달러로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가구∙가전 등이 20.5%(63억 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앤틱 제품과 수집품 품목은 13%(40억 달러), 엔터테인먼트∙레크리에이션∙문화 관련 상품은 9.1%(21억 달러)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과거에는 주로 저소득층이 중고 거래 매장을 이용했으나, 최근 들어 빈티지∙레트로 스타일이 인기를 끌고, 합리적인 쇼핑을 하고자 하는 니즈가 커지면서 젊은 소비층이 유입되고, 다양한 소득 계층의 소비자들이 중고 거래 매장을 찾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셜미디어와 지속 가능한 소비에 대한 인식 확산도 중고 거래 활성화에 한 몫 했다. 틱톡이나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자신이 구입한 중고 의류나 가구를 리폼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창조하는 과정과 결과물을 찍어 올리는 콘텐츠들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유행으로 확산되고 있고, 빠르게 변화하는 유행에 따라 의류를 소비하는 패스트패션을 지양하는 대신, 중고 의류와 액세서리 등을 구입해 재사용하는 ‘슬로우패션’ 운동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첨단 기술의 도입을 통해 효율적인 비즈니스 운영이 가능해진 것도 시장 성장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중고 제품을 취급하는 업체들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중고 거래를 활성화하고, 시장의 영역을 더욱 확장하고 있다. 또 디지털화를 통해 재고 관리를 고도화해, 고객이 찾는 물건을 바로 찾아 제시하고, 인기 상품을 추가로 매입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고객 경험을 강화하고 있다. IBIS World는 합리적이며, 지속 가능한 소비를 추구하는 미국 소비자의 증가와 다양한 플랫폼 기반의 중고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미국 중고품 판매점 매출은 오는 2030년 377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미 소매업체, '중고품 쇼핑객 잡아라'

 

패션 업계는 중고 거래 열풍에 가장 빠르게 대응하는 업계 중 하나다. 슬로우패션이 대세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주요 패션 기업들이 중고 의류와 액세서리 판매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온라인 중고 의류 판매 플랫폼인 스레드업(Thread Up)이 발표한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 의류 시장 규모는 430억 달러로 지난 2018년 230억 달러에서 두 배 가까운 규모로 성장했다. 보고서는 중고 의류 시장의 성장 속도가 미 소매 시장 전반의 성장 속도에 비해 7배 정도 빠르다고 전했다.

 

중고 의류 판매는 소규모 상점이나 비영리단체가 운영하는 매장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나 최근 수년간 리얼리얼(RealReal)이나 디팝(Depop), 스레드업 같은 e-커머스 중심의 중고 매장이 증가하면서 시장도 급성장했다. 여기에 유명 패션 브랜드들도 중고 거래 사업에 뛰어들었다. 스레드업은 패션 브랜드의 지속가능성 실현 노력을 요구하는 소비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고, 중고 의류 수요가 늘고 있는 점을 기회로 패션 업체를 대상으로 한 중고품 대행 판매 서비스(Resale-as-a-Service)를 시행하고 있다. 고객사 브랜드의 중고 의류 판매 사이트를 만드는 일부터 재고관리, 사진촬영, 가격책정, 배송, 고객서비스까지 리세일의 모든 과정을 담당한다. 주요 파트너사로는 J.크루, 갭, 리포메이션, 토미힐피거, 톰스 등이 있다. 이 밖에 룰루레몬, 파타고니아, REI, 해나앤더슨, 리바이스, 메이드웰 등 수 많은 패션브랜드들이 자체 사이트 혹은 파트너십을 통해 자사의 중고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온라인 중심의 브랜드 중고 매장이 최근들어 오프라인으로 확대되고 있다. 스레드업과 파트너십을 통해 자사 중고 쇼핑 사이트에서 제품을 판매 중인 H&M은 지난 2월 오픈한 뉴욕 맨해튼 소호 매장에 130스퀘어피트 규모의 중고 의류 섹션을 별도로 마련했다. H&M은 런던과 바르셀로나에도 중고 제품을 취급하는 매장을 운영 중이다. 또 다른 패션브랜드인 바나나 리퍼블릭도 올해 처음으로 1만7000스퀘어피트 규모의 뉴욕 소호 매장에 225스퀘어피트 규모로 중고 제품 판매 섹션을 열었다. 아웃도어 브랜드인 REI는 지난 2020년 캘리포니아주 맨해튼 비치에 중고 제품 전문 매장인 ‘리/서플라이(Re/Supply)’를 오픈한 데 이어 지난해 오레곤주 포틀랜드에 2호점을 열었다.

 

<중고 제품 섹션이 마련된 H&M의 소호 매장 외관>

 

[자료: H&M 홈페이지]

 

<REI의 포틀랜드주 리/서플라이 매장 외관>

 

[자료: REI 홈페이지]

 

중고 비즈니스 열풍은 가구 산업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이케아는 지난 2022년 고객이 사용하지 않는 이케아 제품을 구매해 재판매하는 바이백 앤 리셀(Buyback & Resell)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케아 가구를 매장에 가져다주면, 가구 상태에 따라 값을 책정에 고객에 지불하며, 이렇게 이케아가 재구매한 제품은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재판매한다. 이케아는 또 지난 8월부터 이케아 제품을 사고 팔수 있는 중고 거래 플랫폼 사업을 마드리드와 오슬로에서 시범운영하고 있으며, 향후 글로벌 서비스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마존은 지난 8월 아마존 리세일(Amazon Resale) 사이트를 공개했다. 아마존 웨어하우스(Amazon Warehouse)로 알려진 해당 사이트는 중고제품이나 박스를 뜯은 제품을 판매하는 플랫폼으로 아마존이 최근 중고 제품 거래 인기를 반영해 아마존 리세일이라는 이름으로 재단장했다. 아마존 측은 지난해 아마존 고객이 해당 사이트를 통해 평균 25% 정도 저렴하게 제품을 구매했다고 전했다. 아마존 외에도 거대 유통기업인 월마트와 타깃도 중고제품이나 오픈 박스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재판매하고 있다.

 

전망 및 시사점

2020년 코로나19로 촉발된 공급망 제약과 개성 있고 독특한 아이템을 찾고자 하는 수요 증가, 지속 가능한 소비와 합리적 소비 트렌드의 확산이 중고 거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미 컨설팅 기업 A사의 리테일 산업 애널리스트는 KOTRA 뉴욕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중고 구매는 단순히 경제적 요인뿐 아니라 자신을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이 됐다”라며 “중고 제품을 구매하는 젊은 소비자들은 환경보호에 일조하고, 버려질 물건을 재사용한다는 데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중고 거래 시장 활성화는 새로운 시장 기회로 이어지고 있다. 중고 거래숍의 증가로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거래 활성화에 일조하고 있고,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도 늘고 있다. 한국의 당근마켓도 미국에 진출해 지역 중고 거래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당근은 현재 뉴욕, 뉴저지, 시카고 지역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향후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자료 : New York Times, Forbes, Fortune, IBIS World, GeekWire, KOTRA 뉴욕 무역관 자료 종합

https://dream.kotra.or.kr/kotranews/cms/news/actionKotraBoardDetail.do?SITE_NO=3&MENU_ID=180&CONTENTS_NO=1&bbsGbn=243&bbsSn=243&pNttSn=220747

목록으로

뉴스레터 구독신청
완료되었습니다.